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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두 루푸 대신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

서울시향의 스탭들은 그야말로 '똥줄'이 탔을게다. 그래도 라두 루푸를 대신할 협연자를 어렵게 찾아 연주회를 확정지었으니 다행이다. 물론 레핀은 루푸에 비견할 만한 연주자는 아니다. 하지만 이만큼이라도 해낸 것은 서울시향 사무국의 시스템과 순발력이 상당히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다들 수고 많았네요. 오늘은 발 쭉 뻗고 편히들 주무시길." 

건강 문제로 첫 내한을 취소했던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를 대신해 러시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이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서울시향은 28일 “다음 달 3일 협연 예정이었던 루푸를 대신해 레핀과 함께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고 밝혔다.

올해 39세의 레핀은 러시아의 신동 출신 연주자다. 5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6개월 후 데뷔 무대를 가졌고 11세에 비에냐프스키 콩쿠르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7세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으며, 피아니스트 키신, 지금은 지휘로 방향을 전향한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등과 더불어 ‘러시아의 신동 3총사’로 불리기도 했다.

워너 클래식스에서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 차이코프스키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협주곡을 녹음해 여러 음반상을 받았고, 도이치그라모폰(DG)으로 이적해 베토벤과 브람스의 협주곡과 베토벤의 소나타 ‘크로이처’ 등을 녹음했다. 풍부한 음량과 시적인 감수성이 그의 장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레핀은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함께 하는 연주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서고 싶다”며 급하게 이뤄진 출연 섭외를 수락했다고 서울시향 측은 전해왔다. 이로 인해 레핀은 러시아, 한국, 독일을 3박4일에 오가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서울시향은 “이날 공연의 후반부에는 예정했던 대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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