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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을 꿈꾸던 여행자, ‘낭만’의 문을 열다 입력 : 2008-08-28 17:34:08ㅣ수정 : 2008-08-28 17:34:14 Keyword Link | x “겨우 이것뿐인가?”라고 질문하고, 새로운 세계를 찾아 여행할 권리. 소설가 김연수의 산문집 ‘여행할 권리’(창비)의 첫 페이지에 그 짧은 문장이 깃발처럼 걸려 있다. 책을 읽기 전에 심드렁하게 지나쳤던 한 줄의 글귀였는데, 300쪽 가량의 책을 순식간에 다 읽고 들여다보니, 이거, 음미할수록 묘미가 있다. 그에게 ‘여행’이라는 행위는 물리적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정신의 월경(越境)과도 같다. ‘겨우 이것뿐인가’라고 회의하면서 더 넓고 높은 차원으로 자신의 존재를 옮겨보려고 몸부림치는 것. 그래서 이 소설가는, 30년대의 작가 이상과 1950~60년대의 시인 김수영을 ‘여행자’의 전범(.. 더보기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네가 걸어온 길, 그리고 가야 할 길 수연이 얘기를 처음 들은 건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강옥순 선생에게서였다. 한 5년쯤 전이었다. 그때 강선생은 한길사라는 출판사의 주간이었는데, 그와 나는 대략 20년쯤 된 친구 사이다. 강선생은 참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다. 난 그가 땅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는 편이다. 나란 놈이 원체 그렇게 허술하기도 하거니와, 강선생의 성품이 워낙 올곧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데 어느날 그가 말했다. "독일에서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친구딸이 있는데, 아주 잘 한대. 문선생이 그애를 꼭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어."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나~ 처음엔 그런 생각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소위 '잘한다'는 녀석들이 어디 한둘인가? 음악기자 생활을 여러 해 하다보니, 별별 녀석들을 다 봤다. 한국에는 왜 이리 예술가들이, 혹은 예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