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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클래식 101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op.67 http://ch.yes24.com/Article/View/21205 우리가 ‘클래식’이라는 용어를 쓸 때, 그것은 서양음악 전반을 가리키는 의미로 흔히 사용됩니다. 중세부터 바로크, 고전, 낭만, 현대 등 서양음악 전반을 통틀어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클래식’이라는 말은 고전주의 음악을 지칭합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오스트리아 빈에서 완성된 고전주의, 그러니까 하이든과 모차르트, 베토벤의 시대를 관통했던 음악적 양식과 그 흐름을 일컫는 것이지요. 약간 무리가 있긴 하지만, 바하가 타계한 1750년부터 베토벤이 세상을 뜬 1827년까지를 고전주의 시대라 칭합니다. 사상적으로 계몽주의가 융성하고 시민계급이 새로운 시대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던, 이른바 근대의 초입입니다.. 더보기
하이든, 현악4중주 제77번 C장조 op.76-3 ‘황제’ http://ch.yes24.com/Article/View/21166 오늘은 가벼운 퀴즈로 시작하겠습니다. 서양음악사에 등재된 작곡가들 가운데 교향곡을 가장 많이 쓴 사람은 누굴까요? 아마 이 글을 읽는 대다수 독자들이 요제프 하이든(1732~1809)을 금세 떠올릴 겁니다. 맞습니다. 좀 싱거운 질문이지요? 바로 위에 있는 칼럼 제목에 이미 답이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어서 두 번째 질문입니다. 현악4중주곡을 가장 많이 쓴 사람은 누굴까요? 이것도 물론 쉽습니다. 그 사람도 역시 하이든입니다. 한마디로 하이든은 다산(多産)의 작곡가였습니다. 그가 쓴 교향곡은 무려 100곡이 넘는 것으로, 또 현악4중주곡은 70곡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 더보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 K.467 http://ch.yes24.com/Article/View/21126 지난 회에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들었습니다. 내친 김에 그 다음 곡인 로 이어가겠습니다. 사실 이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곡입니다. 물론 그 유명세는 영화 (1967) 덕택이지요. 이 영화는 모차르트의 을 세계적인 히트곡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미국의 빌보드 톱10에까지 올라갔을 정도입니다. 은 1960년대에 제작된 영화 중 보기 드물게도 인상파적 영상미를 제법 연출해냈던 영화인데, 그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협주곡 21번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악장으로 손꼽히는 2악장 안단테가 곳곳에서 흘러나옵니다. 덕분에 협주곡 21번의 ‘별칭’이 바뀌는 일까지 생깁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원래 이 협주곡의 별칭이.. 더보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d단조 K.466 http://ch.yes24.com/Article/View/21076 2013년에도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이 봇물입니다. 대부분 국내 대기업의 협찬으로 이뤄지는 유명 오케스트라들의 내한 러시가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는 이 자리에서 굳이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이 문제는 상당히 복잡하고 미묘한 측면을 갖고 있어서, 단순한 논리로 섣불리 말을 꺼내기가 좀 어렵습니다. 어쨌든 내년에도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시카고 심포니를 필두로 많은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아옵니다.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영국 로열 필하모닉,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BBC 심포니, 도이치 캄머 필하모닉 등입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런던 심포니를 가장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휘자 베르나르트 하이팅.. 더보기
비발디, 협주곡 <사계 op.8 1~4> http://ch.yes24.com/Article/View/21030 사람들은 그를 ‘빨강머리 사제’라고 불렀습니다. 아마 집안 내력인 것 같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조반니 밥티스타 비발디, 베네치아 성 마르코 대성당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그도 ‘로시(Rossi)’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원래 직업은 이발사였는데, 뛰어난 바이올린 실력 덕택에 대성당 연주자로 스카우트됐다고 합니다. ‘로시’는 머리가 붉은 사람들에게 흔히 따라붙는 별칭이지요. 한데 로시는 그렇고 그런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이른바 당대 최고의 ‘음악 중심지’였던 베네치아에서 내로라 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혔습니다. 덕분에 그의 아들 안토니오, 오늘날 우리.. 더보기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B플랫장조 D.960 http://ch.yes24.com/Article/View/20980 어떤 이가 “미스 터치를 발견했다”고 떠벌이고 있었습니다.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쯤 돼 보이는 남성이었습니다. 지난 17일(토요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였습니다. 라두 루푸(1945~)의 연주회가 막 끝난 직후였습니다. 연주회장에 가면 가끔 이런 이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연주자도 사람인지라 실수를 할 때가 더러 있는 법이고, 이른바 대가들의 경우에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루푸도 두번의 눈에 띄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살아 있는 인간이 실제로 행하는 연주란 그런 것입니다. 한데 그 ‘약간의 실수’를 꼬투리로 자신의 ‘실력’(?)을 과시해보려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한국의 ‘클래식 시장’에.. 더보기
베토벤, 교향곡 3번 E플랫장조 ‘영웅’(Eroica) http://ch.yes24.com/Article/View/20941 며칠 후면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1943~)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이 내한합니다. 얀손스는 1996년 4월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푸치니의 을 지휘하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적이 있지요. 공연 종료를 7분 남겨놓은 시점이었습니다. 다행히 청중 가운데 한 명이었던 의사가 응급조치를 취하고 급히 병원으로 실려 갈 수 있었던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요. 내년에 일흔 살이 되는 그는 당시 얘기만 나오면 껄껄 웃으며 여유를 보이지만, 사실은 조금만 아차 했어도 세상과 영영 이별할 상황이었습니다. 심장병을 극복하고 무대로 돌아온 얀손스는 참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2003년에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것을 비롯해, .. 더보기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 C장조 D.760 http://ch.yes24.com/Article/View/20900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1931~)을 아시나요? 음대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음반 가운데 하나가 아마도 브렌델의 것일 듯합니다. 특히 그는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를 연주한 좋은 음반들을 많이 남겼지요. 흔히 슈베르트 음악의 약점으로 지적되곤 하는 ‘구조적 조형미’를 브렌델만큼 단단하게 ‘재구축’한 피아니스트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작곡가의 악보에 대해 그가 얼마나 심사숙고하는지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그는 음 하나하나를 허투루 터치하는 법이 없습니다. 곡의 템포는 물론이거나 음 하나하나의 길이와 셈여림까지 엄밀하게 연구해서 실연과 녹음에 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니 후학들의 존경을 받을 수밖에요. .. 더보기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f단조 http://ch.yes24.com/Article/View/20863 연주자들이 음악회에서 연주할 곡을 결정하는 것을 ‘선곡’이라고 합니다.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집니다.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 대로 음반을 고르게 되는데, 이것 역시 감상자의 입장에서는 ‘선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감상자가 처해 있는 당시의 상황이나 감정 상태겠지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계절인 것 같습니다. 예컨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은 1악장 도입부에서부터 감미롭고 따사로운 선율을 들려줍니다. 그래서 ‘봄’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겁니다. 반면에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은 리듬에 활기가 넘치는 데다 관악기들이 시원한 팡파레를 들려주지요. 그런 까닭에 여름에 들으면 금상첨화입니다. < 표트.. 더보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http://ch.yes24.com/Article/View/20817 20세기 벽두를 장식했던 최고의 발라드는 무엇일까요? 저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우울증을 간신히 이겨낸 라흐마니노프는 1899년부터 쓰기 시작한 ‘피아노 협주곡 2번’을 1901년 5월 모스크바에서 비공식 초연합니다. ‘비공식’이란 무슨 말인고 하니, 콘서트홀의 청중 앞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모교인 모스크바음악원 관계자들과 동료 피아니스트들만 초대해 연주회를 가졌다는 뜻입니다. 공식 초연은 11월 9일, 라흐마니노프 본인의 피아노 연주로 이뤄졌습니다. 청중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하지요. 덕분에 라흐마니노프는 자신감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