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 BWV 1004 이번 글도 지난 회와 같은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바흐의 음악 가운데 한국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는 것은 ‘G선상의 아리아’입니다. 그래서 지난 회에 그 곡을 모티브로 삼아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G선상의 아리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에 필적할 만큼 자주 검색되는 또 하나의 단어를 떠올려보겠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샤콘느’(chaconne)입니다. 이 곡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의 마지막에 놓여 있는, 그러니까 다섯번째 곡입니다. 바흐 사후에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다가 브람스와 부조니에 의해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지요. 이렇게 한 곡만 발췌해 편곡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 더보기 지휘자 로타 차그로섹..."바그너? 마음 비우고 들으라구!" 왠만해선 인터뷰했던 인물과 사진을 찍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차그로섹 선생에겐 인터뷰가 끝난 후 내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카메라 앞에서 같이 히히 웃었다. 그는 멋진 70대였다. 실력을 갖췄으되 잘난 척하지 않았고, 자기 주장만 들이대는 완고함도 없었다. 그렇다고 뼈 없는 호인도 아니었다. 그와의 인터뷰는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상호 신뢰의 분위기에서 즐겁게 이뤄졌다. 물론 국립오페라단의 승미와 혜진이의 공이 컸다. 한국 초연 바그너 오페라 , 지휘자 로타 차그로섹 인터뷰 기사입력 2013-09-22 16:24 바그너의 오페라 의 한국 초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10월 1·3·5일이다. 어찌 보면 ‘역사적 초연’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공연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구르.. 더보기 백건우... 청춘의 선율 슈베르트 젊은 연주자들과의 인터뷰는 좀 힘들다. 답변이 짧고 추상적인 까닭이다. 하지만 인터뷰 기사의 재미는 디테일에서 나온다. 깨알같은 팩트가 살아 있어야 독자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기사가 만들어진다. 장강노도처럼 보이는 굵직한 스토리도 결국은 작은 사실들이 하나 둘씩 모여 이뤄진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나이 지긋한 연주자들을 인터뷰 하는 편이 훨씬 낫다. 예컨대 백건우와의 인터뷰가 그렇다. 나는 이미 백선생을 너댓번쯤 인터뷰했는데, 이제 우리의 인터뷰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통해 어떤 최종적 결론으로 나아가는, 일종의 즐거운 대화에 가깝다. 남들이 보기엔 시시덕거리며 노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지난 9월 초에 이뤄진 인터뷰도 그랬다. ‘청춘의 선율’ 슈베르트로 무대 오르는 백건우 | 기사입력 2013.. 더보기 바흐,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 BWV 1068 바흐의 음악 가운데 어떤 곡을 좋아하십니까? 한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바흐’를 입력해 봤더니 동시에 뜨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G선상의 아리아’입니다. G선은 바이올린의 현(絃) 중에서 가장 낮은 소리를 냅니다. 바이올린의 현은 모두 4개로 이뤄져 있지요. 음역이 높은 순으로 E현, A현, D현, G현입니다. 따라서 ‘G선상의 아리아’는 음역이 가장 낮은 G현으로 연주하는 아리아(노래)라는 뜻입니다. 아리아(aria)는 이탈리아식 표기입니다. 프랑스어로는 에르(air), 영어로는 에어(air), 독일어로는 아리어(Arie)로 발음합니다. 아우구스트 빌헬르미(August Wihelmi) [출처: 위키피디아] 이 ‘G선상의 아리아’는 원래 바흐의 3번 D장조의 두번째 곡 ‘에어’(air)입니다. 독일.. 더보기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 모차르트(좌)와 베토벤(우) [출처: 위키피디아] 베토벤과 모차르트는 열네 살 차이가 납니다. 당연히 모차르트가 연상이지요. 하지만 모차르트는 베토벤이 스물한 살이던 1791년에 사망합니다. 베토벤은 그 다음해에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해 하이든을 사사하면서, 빈의 음악가로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또 그 다음해에는 리히노프스키 공작 등 빈의 유력한 음악후원자들과 친교를 맺기 시작하지요. 이어서 스물다섯 살이 되던 1795년에 마침내 빈에서 피아니스트로 데뷔합니다. 그렇습니다. 베토벤은 선배인 모차르트가 그랬듯이, 당대의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두 사람이 서양음악사에서 바통을 터치하는 시기가 참으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두 피아니스트의 스타일은 여.. 더보기 리스트, 순례의 해(Années de Pèlerinage) 피아니스트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최고의 명품 피아노는 무엇일까요? 금방 답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그 유명한 ‘스타인웨이’입니다. 하지만 스타인웨이는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명성을 얻은 피아노 제조사입니다. 그 전에는, 그러니까 19세기에는 영국의 브로드우드사(社)가 유명했습니다. 스위스 사람인 브루크하르트 슈디가 1728년 런던에 설립한 회사인데요, 1770년대에 사위인 존 브로드우드가 물려받아 유럽 최강의 피아노 제조사로 키워냅니다. 정식 명칭은 ‘브로드우드 앤드 선즈’(Broadwood & Sons)입니다. 독일계 이민자인 스타이웨이가 미국 뉴욕에서 ‘스타인웨이 앤드 선즈’(Steinway & Sons)를 창업한 것이 19세기 중반의 일이니, 브로드우드사의 연혁은 그보다 100년 .. 더보기 하이든, 교향곡 94번 G장조 ‘놀람’ ‘소나타’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지요? 고전주의 음악을 감상할 때(물론 낭만주의 음악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개념입니다. 한국에서는 자동차 모델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저도 이 차를 한 7~8년쯤 운전했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음악적 개념으로서의 ‘소나타’는 무엇인지를 잠시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사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클래식 101’에서 ‘소나타’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소나타 개념에 대해서는 자주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하이든이나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악곡을 설명하면서 ‘도입부’라든가 ‘1주제’, ‘2주제’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했던 것이 기억나시지요? 그런 것들이 바로 ‘소나타’라는 음악적 형식을 이루는 요소들입니다. 오늘 얘기하는 것은 ‘소나타 형식’(Sonata F.. 더보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B플랫장조 ‘함머클라비어’ 에밀 길렐스(1916~1985)의 연주를 들으면서 이 글을 씁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 출신의 피아니스트. 모스크바음악원에서 겐리흐 네이가우스(1888~1964)에게 피아노를 배웠으니, 또 한 명의 러시아 출신 거장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1915~1997)와 동문(同門)입니다. 네이가우스 문하는 그야말로 러시아 피아니즘의 명가(名家)라고 할 만하지요. 피아니스트 스타니슬라프 부닌(1966~)의 할아버지이기도 한 네이가우스는 뛰어난 연주자들을 숱하게 키워낸 당대 최고의 피아노 선생이었습니다. 물론 그중에서도 리히테르와 길렐스만한 사람을 꼽기가 어렵지요. 그런데 네이가우스 학파의 상징적 존재였던 두 피아니스트의 관계는 어땠을까요? 리히테르는 한 살 아래인 길렐스에 대해 “정직한 음악가, 경이로운 피아니스트.. 더보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f단조 op.57 ‘열정’ “나는 이보다 훌륭한 음악을 모릅니다. 매일 들어도 좋을 거요. 인간이 이런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미래는 공포의 교향곡이 아닙니다. 미래는… 베토벤입니다. 투쟁과 시련을 넘어 환희로! 미래는 자유 투쟁의 불꽃입니다.” 누가 한 말일까요? 러시아의 혁명가 레닌이 했던 말입니다. 물론 레닌이 실제로 이와 똑같이 말했는지는 확실치가 않습니다. 1963년의 소련 영화 에 등장하는, 영화 속 레닌의 대사입니다. 때는 1920년 가을, 레닌이 탄 차가 모스크바 밤거리를 달리다가 친구인 소설가 막심 고리키의 집 앞에서 멈춥니다. 그날 고리키의 집에는 피아니스트 이사이아 도브로베인도 있었습니다. 고리키가 도브로베인에게 베토벤의 ‘열정’을 연주해달라고 청하지요. 연주가 끝난 뒤 레닌이 앞에서 .. 더보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c샤프단조 ‘월광’ 베토벤은 정치적으로 공화주의자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사랑한 여인들은 하나같이 귀족 집안의 딸들이었습니다. 그것은 모차르트와 매우 다른 면모였습니다. 모차르트는 워낙 어릴 때부터 귀족들의 총애를 받았을 뿐더러 궁정에서 공주들하고 술래잡기를 하고 놀았던 귀염둥이였지요. 그러다보니 자신을 ‘유사 귀족’으로 착각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잘츠부르크의 콜로레도 대주교 밑에서 ‘음악하인’으로 일하던 시절에 “나는 식탁에서 서열이 가장 낮다”고 불평을 터트렸던 이면에는 그런 자의식이 자리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혼이라는 문제 앞에서 현실적이었습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그의 아내가 된 콘스탄체는 모차르트가 머물렀던 하숙집의 셋째 딸이었습니다. 모차르트는 그렇게 평민의 딸과 결혼했습니다. 음악도 그렇습니다. 모차르트의 음..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