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리스트, 사랑의 꿈(Liebestraum)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출처: 위키피디아] 프란츠 리스트(1811~1886)는 12살 때 베토벤 앞에서 피아노를 쳤습니다. 베토벤은 어린 소년의 연주에 완전히 감탄했지요. 연주가 끝나자 소년을 꼭 끌어안고 이마에 입을 맞춥니다. 이 유명한 장면은 한 장의 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그림은 현재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박물관에 보관돼 있지요. 어린 리스트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오스트리아 빈을 찾아와 베토벤의 제자인 체르니(1791~1857)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베토벤은 제자의 청을 받아 신동의 연주회에 참석했던 것이지요. 오늘날에도 어린 연주자들이 거장 앞에서 오디션을 보기 위해 줄을 서는 광경들은 흔하디흔합니다. 리스트의 스승이었던 체르니는 제자에 대한 첫인상을 .. 더보기 슈베르트, 현악4중주 ‘죽음과 소녀’ 죽음과 소녀-(왼쪽부터) 한스 발둥 그린, 에드바르 뭉크, 에곤 실레 [출처: 위키피디아] 16세기 초엽에 독일에서 활약한 화가 한스 발둥 그린(Hans Baldung Grien)의 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얇은 천으로 아랫도리만 살짝 가린, 거의 알몸의 소녀를 해골 모양의 사신(死神)이 뒤에서 꽉 붙잡고 있습니다. 소녀는 완전히 공포에 질린 모습입니다. 너무나도 두려운 탓에 소녀의 얼굴은 거의 흙빛입니다. 소녀라기보다는 차라리 노인의 얼굴에 가깝습니다. 한데 이 ‘죽음과 소녀’라는 모티브가 세기말에 이르게 되면 완전히 반전된 형태로 나타나지요. 유명한 작품으로는 에드바르 뭉크(1863~1944)가 1893년에 그린 가 있습니다. 이 그림의 소녀는 아주 다른 태도를 보여줍니다. 벌거벗은 소녀가 ‘죽음’을 .. 더보기 바흐, 마태수난곡 BWV 244 마태수난곡 악보(Matthaus-Passion, BWV 244) [출처: 위키피디아] 바흐(1685~1750)의 종교음악 가운데 가장 걸작으로 손꼽히는 곡은 아마도 일 겁니다. 낭만주의 시대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펠릭스 멘델스존(1809년~1847)이 100년 만에 이 곡을 다시 연주해 ‘잠자던 바흐’를 부활시켰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음악사적 ‘상식’입니다. 자, 그런데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멘델스존은 바흐의 악보를 과연 어떻게 발견하게 된 걸까요? 스페인 태생의 거장 페레 포르타베야 감독(84)이 2007년에 만든 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바흐에 대한 경배’라고 할 만한 영화입니다. 물론 상징적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고 시점의 변화가 빈번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 더보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A장조 Op.47 ‘크로이처’(Kreutzer) 음악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독약’일까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때때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는 음악이 운율과 하모니를 통해 정신을 조화롭게 하고 감정을 순화시키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치우치면 사람을 유약하게 만들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음악을 ‘하찮은 것’으로 여겼던 이 철학자는, 그렇게 나쁜 영향을 주는 음악을 지상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고까지 설파했지요. 음악에 대한 이 부정적 견해는 19세기 말 러시아의 소설가 톨스토이에게서 다시 발견됩니다. 19세기는 이른바 낭만의 시대였지요. 베토벤 이후 점점 확고해진 음악의 절대성과 신성함이 반론의 여지없이 통용되던 때였습니다. 음악은 “고통스러운 세계에서 구원으로 나아가는 문”(쇼펜하우어)이었고, “나약한 인간을 초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 더보기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Pictures at an Exhibition) 4월입니다. 미술관 가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나뭇가지들이 봄기운을 품은 채 초록색 움을 틔우고 있습니다. 시립미술관 앞을 지나치는데 나들이 나선 사람들이 모습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띕니다. 그 모습을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다가,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의 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Modest Mussorgsky) [출처: 위키피디아] 리스링룸에 당도해 음반 한 장을 턴테이블에 올려놓습니다. 제가 음악을 듣는 방은 세 평 남짓합니다. 오디오도 그닥 비싸지 않은 ‘거의 골동품’이지요. 턴테이블에 올려놓은 음반은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빅토르 에레스코(Victor Eresko, Viktor Yeresko)의 LP입니다. 이 피아니스트는 1942년 옛소련의 키에프에서 태어난 사람이지요... 더보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장조 Op.24 ‘봄’ 남녘에서부터 봄소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며칠 전 주말 뉴스는 섬진강가의 만개한 산수유꽃을 보여주더군요. 베토벤의 는 지금 듣기에 딱인 음악입니다. ‘봄’이라는 이름을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은 아니지만, 음악의 분위기에 참으로 잘 들어맞는 별칭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봄’을 표상하는 음악은 이밖에도 많지요. 기억을 한번 더듬어 볼까요. ‘내 인생의 클래식 101’에서도 거론된 적이 있었던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는 당연히 봄으로 막을 올립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송어’에도 봄기운이 샘솟고, 멘델스존의 에도 ‘봄의 노래’가 들어 있지요. 하이든의 현악 4중주 ‘종달새’도 봄 냄새가 물씬합니다. 드뷔시가 색채감 있는 관현악으로 그려낸 ‘봄’도 있습니다. 또 슈만의 교향곡 1번도 ‘봄.. 더보기 하이든, 현악4중주 78번 B플랫장조 Op.76-4 '일출' 얼마 전에 개봉한 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명배우로 알려져 있는 더스틴 호프만의 감독 입봉작이라고 합니다. 호프만은 미국 태생이고 할리우드 영화에서 주로 활약해왔지만, 이 영화의 제작사는 영국의 BBC필름입니다. 그래선지 매우 영국적인 풍경들이 자주 펼쳐집니다. 아시다시피 영국 사람들은 ‘정원 꾸미기’를 좋아하지요? 이 영화에도 아름다운 정원 풍경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비첨하우스’는 은퇴한 노음악가들이 여생을 보내는 일종의 양로원인데, 영국이 자랑하는 지휘자 토마스 비첨(Thomas Beecham, 1879~1961)에게서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 영화를 며칠 전 시사회에서 봤습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사람마다 다를 .. 더보기 슈만,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op.48)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출처: 위키피디아] 슈만은 마음 씀씀이가 넉넉한 사람이었습니다. 3주 전 칼럼에서 소개했던 브람스 얘기 기억나시지요? 1853년 9월 30일, 슈만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스무 살 청년 브람스의 연주를 듣고 진심으로 탄복합니다. 그날 일기장에 “천재가 다녀갔다”고 쓴 것은 물론이거니와, 잡지 에 생면부지의 청년을 열렬히 옹호하는 평론을 발표하면서 앞날의 무운장구를 기원하지요. 어디 브람스뿐인가요. 슈만은 동갑내기 음악가 쇼팽에 대해서도 그랬습니다. 슈만이 쇼팽의 자작곡 악보를 처음 접한 것은 1831년이었는데, 그때도 슈만은 자신의 스승(훗날 장인이 되는) 프리드리히 비크에게 흥분한 어조로 외쳤다고 합니다. “당장 이 사람을 불러와 클라라와 함께 피아노를 공부.. 더보기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Clair de Lune) 드뷔시, ‘달빛’(Clair de Lune) 음력 대보름날 밤에 이 글을 씁니다. 드뷔시(1862~1918)의 ‘달빛’(Clair de Lune)을 안 들을 수가 없군요. 적어도 앞으로 사나흘간은 달빛이 휘영청 밝을 겁니다. ‘달빛’은 드뷔시가 1890년 작곡에 착수했던 (Suite Bergamasque)의 세번째 곡이지요. 드뷔시의 피아노 음악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일 듯합니다. 드뷔시가 남긴 모든 음악을 통틀어도 이처럼 대중적 인기를 끄는 곡을 아마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지요. 의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연주하는 곡이 바로 ‘달빛’입니다. 비교적 요즘 영화들 중에서는 이라는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 기억으로는, 베트남의 트란 안 홍 감독이 .. 더보기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B플랫장조 op.83 http://ch.yes24.com/Article/View/21487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1915~1997)를 아시지요?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대개 들어봤을 겁니다. 러시아식 발음으로 하자면 ‘리히쩨르’가 맞겠지요. 한국에서는 리히터, 혹은 리히테르로 표기합니다. 그는 서른 살이었던 1945년에 소비에트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하면서 전후 소련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떠오릅니다.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굉장히 늦은 데뷔였지요.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아주 정상적인 데뷔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서른 살은 피아니스트로 데뷔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볼 수 있지요. 피아노라는 악기의 몸체가 유난히 큰데다가, 음악적으로도 매우 ‘종합적’인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