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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방랑의 시대, 낭만주의 음악을 듣고 싶다고요? [책과 삶]방랑의 시대, 낭만주의 음악을 듣고 싶다고요? ▲ 더 클래식 - 슈베르트에서 브람스까지 문학수 지음 | 돌베개 | 370쪽 | 1만7000원 음악사에서 19세기는 낭만주의의 시대다. 신에게 헌정하는 음악이나 귀족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음악이 아닌, 동시대 대중에게 직접 다가서는 음악이 유럽 도처에서 쏟아졌다. 오늘날 말하는 ‘예술 천재’의 개념도 이 시대의 산물이다. 음악가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 높은 인기를 누렸으며, 이들의 음악은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은 ‘어떤 곡, 어떤 음반’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클래식 팬을 위한 안내서 시리즈 중 두번째다. 슈베르트부터 브람스까지, 낭만주의 시대의 스타 작곡가들이 등장한다. 지난해 출간된 첫번째 권은 바흐부터 베토벤까지 고전주의 작곡가를 다뤘고,.. 더보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영웅의 생애'(Ein Heldenleben)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영웅의 생애'(Ein Heldenleben) 구글 검색창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입력하면 꽤 많은 사진이 뜹니다. 어떤가요? 상당히 가부장적인 느낌을 풍기지요. 완고하고 과시적인 표정, 힘을 주고 정면을 날카롭게 쏘아보는 눈매 같은 것들이 지금 보면 좀 웃기기까지 합니다. 물론 100여 년 전의 ‘아저씨’들은 잘 웃지 않았지요.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표정은 유난히 사납고 강해 보입니다. 예컨대 같은 시대의 인물이었던 구스타프 말러와 비교하면 그런 느낌이 더 확연합니다. 어딘지 불안하고 쓸쓸해 보이는 말러에 비하자면 슈트라우스의 표정은 확신과 저돌성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그런 슈트라우스에게도 귀여운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여섯 살 무렵의 슈.. 더보기
라벨, 볼레로(Bolero) 색채의 마술사 라벨, 볼레로(Bolero) 오래 전에 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여주인공은 줄리아 로버츠였는데, 의처증 있는 남편 역으로 나왔던 남자 배우가 누구였는지는 잘 기억나질 않는군요. 어쨌든 20여 년 전에 본 이 영화에서 아직도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바로 남편의 정리벽을 묘사하는 장면입니다. 그는 욕실에 물 한 방울 떨어진 것도 견디질 못하는 성격이지요. 집안의 모든 사물이 정확하게 정돈돼 있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런 그가 욕실에 타월을 걸어두는 장면을 카메라가 근접 촬영합니다. 흰색 타월을 1밀리미터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이등분해서 걸어두는 장면입니다. 물론 남자 주인공의 결벽적 캐릭터를 드러내려는 감독의 의도였겠지요. 오늘 우리가 만나려는 작곡가 모리스 라벨(1875~1.. 더보기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음악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한데 애써 경계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어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것을 ‘허위적 관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대중가요를 종종 듣곤 했는데 그런 제 모습을 보고 후배가 한마디 툭 던지더군요. “이제 음악적 노선을 바꾸는 겁니까?” 물론 장난삼아 던진 말이겠지요. 한데 그 농담 속에도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 이를테면 클래식과 대중음악 사이에 놓인 견고한 장벽이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클래식만을 ‘들을 만한 음악’으로 여기는 순혈주의자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면의 결핍을 보상받으려는 심리에 가깝지 않을까요? 정작 음악에서 중요한 것은 개성과 깊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장르 불문하고 그 두 가지를 품고 있는 음악은 훌륭합니.. 더보기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올해는 핀란드의 작곡가 얀 시벨리우스(1865~1957)의 탄생 150주년입니다. 그의 음악을 연주하는 무대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3월13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의 내한 연주회에 애호가들의 기대가 쏠려 있습니다. 거장 마렉 야노프스키(76)가 지휘봉을 듭니다. 이 지휘자에 대해서는 제가 (2012년, 돌베개)라는 책에서도 길게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제는 몇 차례 내한공연을 통해 한국에도 꽤 많은 팬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 지면에서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덧붙이고 싶은 사실은 이날 연주회에서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프랑크 페터 침머만(50)이라는 점입니다. 2001?2008년에도 한국에 다녀간 적이 있는 침머만은 크리스티.. 더보기